감상평

 

 

DANTON

 

 

 

처음엔 로베스피에르와 당통이 대조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완강하게 혁명의 최초 이념을 계속 변함없이 유지하고 현실화시키려는 로베스피에르와, 이념보다는 민중들의 현실을 생각해야 한다는 당통. 두 사람은 반대되는 성격 만큼이나 혁명이 끝맺어야 할 방식에 있어서도 너무 다르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날 때 쯤이 되니까 둘 다 똑같아 보였습니다. 당통은 마지막 단두대 앞에서 공허한 눈으로 민중들을 바라봅니다. 로베스피에르가 그의 목숨을 노리기 시작할 때 그는 동료들에게 말했습니다. 로베스피에르는 그의 손 안에 있다고, 자신의 연설이 민중들을 움직일 거라고.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그의 동료 중 하나는 배신을 하고, 재판정과 단두대에서 민중들은 그를 위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혁명이 끝난 후, 민중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 것은 당통이나 로베스피에르나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건 영화에서 표면적으로만 다뤄집니다만, 진미와 여색을 즐기는 데에 거리낌이 없었던 당통에 대한 민중들의 평판은 그다지 좋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가 대중을 휘어잡는 연설 능력과 당당한 풍체로 대중적 인기가 매우 높았다고도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을 것 같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아마 이중적인 평판이 혼재했던 인물이 아니었을까요? 영화 시작할 때도 나왔지만, 민중들 대다수가 굶으며 배급을 기다리고 있는 현실에서 거리낌 없이 진미를 즐기고, 동료들과 진지하게 전략에 관한 고민을 하다가 갑자기 나타난 여인네들과 밤을 즐기러 떠나버리는(ㅡㅡ;) 그런 사람이 아무리 연설을 잘 한다고 해도, 민중들은 그 순간의 열광 이상은 보내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감동이 없었을 것이란 말이지요.

 

로베스피에르는 이념이라는 대의에 너무 집착했습니다. 당통은 민중들의 입장을 진심으로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로베스피에르의 이념이나, 당통의 화려한 수사는 공허하기만 합니다. 당통과 로베스피에르는 혁명에는 성공했지만 민중들의 마음을 얻는 데에는 실패했습니다. 영화의 처음과 끝에 꼬마가 기계적으로 선언문을 외우는 장면이 나오는 데, 아이가 참 괴로와 보였습니다. 이 아이가 당시 민중들이 느꼈을 혁명에 대한 피로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민중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 혁명은 결국 실패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 게 감독의 의도인 것 같습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언급하신 것 처럼 80년대 초 사회주의가 겪던 모순점들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하고자 했던 것에 동의합니다. 그런데 과연 로베스피에르와 사회주의가 과연 서로 적절하게 대응하는가 하는 점은 의문입니다. 물론 ‘혁명’이라는 점에 있어서는 같지만, 역사적 맥락과 추구하고자 한 이념이 많이 다른데 말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더 공부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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