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널리스트

 

 

정치란 무엇인가? 여러 대답이 가능하겠지만, 경제학에서는 정치를 시장의 일종으로 본다. 각 후보들은 공약이라는 상품을 제시하고, 가장 많은 표를 얻어낸 자가 ‘정치’라는 시장을 독점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학에서도 다른 일반적 시장들과 ‘정치’라는 시장의 차이점을 인정한다. 그것은 정치가 다른 모든 시장들의 룰을 정하는 ‘시장’이라는 점이다. 이 룰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각 시장에서 이해관계로 얽혀있는 수많은 시민들의 삶의 양태는 변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권력지향적인 사람들은 총선이 다가오면 이 시장에 뛰어들게 된다. 그들에게 수 많은 시민들의 삶의 양태를 결정지을 권한은 그 자체로서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욕망만으로 국회의원이 될 수는 없다. 정치라는 시장을 누구에게 독점시킬지 결정하는 것은 시민들의 몫이다. 그리고 시민들은 언론을 통해 후보자들과 그들의 공약에 대한 정보를 얻어 정치적 의사를 결정하게 된다.

 

따라서 정치에 있어서 언론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언론에게 요구하는 가장 큰 덕목이 객관성인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물론 각 언론사는 특유의 정치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언론이 객관적 사실을 은폐하거나 특정 정치 권력을 맹목적으로 추종할 경우, 우리는 그것을 정치적 성향이 아니라 당파성이라 불러야 할 것이다. 당파성에 매몰된 언론은 시민들의 올바른 판단을 가로막아 합리적인 선택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시장의 룰을 결정하는 것은 정치이지만, 정치의 룰은 객관성이 확보된 언론에 의해 완성되는 것이다.

 

언론은 정치권력과 멀면 멀수록 좋다. 그래야 ‘정치’라는 이름의 시장은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다. 그런데 제 발로 정치권력을 쫓아다니는 언론인들이 있다고 한다.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언론인이 퇴직 후 정치에 몸담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언론직에 있으면서 정치판을 기웃거리다가 기회가 왔을 때 얼른 갈아타는 몇몇 언론인들의 작태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다. 과연 그러한 언론인들이 얼마나 중립적으로 기사를 썼겠는가 하는 의심이 들 수 밖에 없다.

 

각 언론사들은 구성원들의 정계 진출에 관한 윤리 규정을 명확히 정비할 필요가 있다. 이런 일들이 앞으로 반복된다면 우리 언론의 신뢰성은 겉잡을 수 없이 흔들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제도적 정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언론인들의 각성일 것이다. 언론인들은 자신들이 이 사회의 공정성을 담보하는 존재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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