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 시간

 

 

 

참 이상한 시간이 나를 흐른다. 지난 주 월요일. 나는 예비 기자가 되었다. 그토록 그리고 그리던 언론인이 된 것이다. 입사한 언론사도 내 글솜씨에는 과분할 정도로 좋은 회사다. 참 신기하다. 올해 초 3년간 도전해 온 사시를 접고 PD가 되겠다고 언론고시계에 뛰어들었다. 이후 기자쪽으로 마음을 돌리며 처음으로 기자직에 지원했는데, 그냥 덜컥 붙어버렸다. 이래서 사람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걸까?

 

어제 학교에서 만난 가장 친한 과 동기가 이렇게 말했다. 3년 전에 자기가 나를 말렸어야 했다고. 그랬으면 나의 인생이 좀 더 일찍 풀렸을 거라고. 이 얘기를 들으며 씨익 웃어줬다. 모르겠다. 정말 이녀석이 그랬다면 나는 사시를 그만 두었을까. 그만 두었다면 나는 기자가 될 수 있었을까. 난 지금 무슨 일로 행복해하거나 후회하거나 슬퍼하고 있을까.

 

그리고 외할아버지의 부고를 들은 건 어제 오전이었다. 한창 들뜬 마음으로 회사 회의실에서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있던 중이었다. 어쩌면 지금 내가 느끼는 행복은 외할아버지께서 남겨주고 가신 걸까.

 

참 묘한 시간이 지금 내 어깨 위를 가벼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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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시간”에 대한 6개의 댓글

  1. 스킨을 바꾸셨군요..

    일단 축하먼저 드려야겠네요!
    그 어렵다는 언론고시를 패스하셨군요.
    아직 졸업안했으면 인턴기자가 되신건가요?
    조만간 물파스님의 좋은기사를 보게 될수도 있겠군요.^^”

    그리고 외할아버님도 하늘나라에서, 열심히 사는 손주의 모습을
    보시며 눈가에 웃음을 머금고 계실거라는 생각입니다..

    홧팅하세요,물파스님 ~!

    1. 졸업 예정입니다. 정식 사원으로 입사하는 겁니다. ^^
      갑자기 일이 잘 풀려서 저도 기분이 얼떨떨하답니다. ㅋ~

      스파이크님의 댓글은 언제나 저에게 힘을 줍니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스파이크님도 계속 건승하시길 빕니다.

  2. 축하해요. 역시 물파스님을 알아보는 곳이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기사를 블로그에 올리지 않고 익명성을 유지하겠다고 하는 그 생각에도 응원을 보냅니다. 기자라고 밝힌 자들의 블로그를 보면 찌라시와 전혀 다를게 없는.. 그저 자기가 쓴 기사를 붙여넣어둔 ‘스크랩북’ 수준으로 전락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니까요. 물파스님의 기사가 궁금하긴 하지만, 이 블로그가 블로그가 아닌 어느 초보 기자의 스크랩북이 되는것을 감수할 만큼은 아닌것 같네요.

    1. 꿈틀꿈틀님의 의견에 동감합니다.
      그리고 제 생각을 하나 덧붙이자면,
      블로깅의 글과 기자로서의 저널리즘 글 사이에는 생각보다 꽤 큰 간격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제 생각이 정리가 완전히 되지 않은 지라 한 가지만 놓고 말씀드리면,
      우선 블로깅은 매우 개인적인 시각에서 본 세상을 글에 담게 되지만, 기자의 눈은 좀 더 규격화되어있어야 하겠죠.
      각각의 장단점이 존재합니다만 기자의 눈으로 본 세상만으로 블로그를 채울 때 그건 더 이상 블로그가 아닌 건 확실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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