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의 리먼 인수 시도에 대한 비판에 대하여…

 

 

이달 메릴린치와 리먼 브라더스가 무너지기 전 신문 경제면 최대의 관심사는 산은의 리먼 인수 시도였다. 결과적으로 인수는 이뤄지지 않았고 리먼은 무너졌다. 그리고 한겨레와 경향은 산은의 리먼 인수 시도에 대해 날 선 비판을 날리기 시작했다. 무너질 것이 뻔했던 부실 투성이의 IB를 인수하려고 시도했다는 것은 산은 행장의 무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 비판했으며 나아가 현 정권에 대한 비판으로까지 이어졌다.

 

근데 뭔가 이상하다. 리먼이 무너진 후 바클레이스와 노무라는 리먼의 잔해들을 꾸역 꾸역 집어삼키고 있다. 부실 투성이인데 이들은 리먼을 왜 가져가는 것일까? 이들이 바보라서? 리먼이 무너졌을지언정 인적 자산과 네트워크는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금융계의 내로라하는 인재들이 모여있는 곳이 IB 아닌가.

 

힌겨레와 경향은 리먼이 ‘부실 투성이’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맞는 얘기다. 그런데 산은은 리먼을 통째로 인수하려 하지 않았다. 양호한 자산(good bank)과 그렇지 못한 자산(bad bank)을 쪼개서 전자만 인수하려 했다. 이것은 사실이다.  또 산은 행장의 리먼 이력을 들먹이며 의혹을 제기했지만, 그는 인수 협상 전에 이미 리먼 스톡옵션 포기 의사를 ‘서면으로’ 밝힌 바 있다. 이것 또한 사실이다. 한겨레와 경향은 왜 사실을 애써 무시하려 하는지 알 수 없다.

 

만약 산은에 대해 정당한 비판을 가한다면, 그것은 협상 시점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산은이 주당 6.4달러를 제시하고도 먹지 못한 리먼을 바클레이스는 주당 3달러 남짓한 가격으로 꿀꺽 삼켜버렸으니 말이다. 상황을 좀 더 정확히 파악해 무너진 후에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면 리먼을 먹는 것은 산은이 됐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것에 대한 비판이라면 모를까, 정권을 비판하는 데에만 집중한 나머지 있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논외로 제껴버리는 행위는 옳지 못하다.

 

한겨레와 경향. 좀더 합리적이고 신사적으로 대응할 수는 없나? (물론 조중동이 합리적이고 신사적이라는 말은 아니다) 두 신문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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