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평

[학교 수업 게시판에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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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에 취업을 위한 시험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감상평이 늦어졌네요. 영화 내용이 가물가물 하지만 그래도 힘껏 써보겠습니다. ^^;

 

영화

영 화가 역사의 실존 인물을 다룰 때, 관객들에게 설득력을 가지고 나아가 감동까지 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저는 아무래도 관객들이 그 인물을 인간적으로 이해하도록 만드는 것이 제일 필요하다고 봅니다. 역사적으로 극적인 사건은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역사서에 비해 머리보단 가슴으로 보게 되는 영화의 특성상, 역사적 인물에게 감성적으로 동화가 되어야 그 영화는 정말 재미있어 질 것입니다. 여기에 실패한다면 다큐멘터리도 아니고 영화도 아닌 그저 어중간한 결과물이 만들어지겠죠.

카푸르 감독은 이 점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이라는 실존 인물을 다루면서 그녀가 행한 정치적, 외교적 행위들보다는 그녀의 개인사에 좀 더 집중합니다. 물론 그로 인해 약간의 역사에 대한 왜곡이 있었지만, 그것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속의 왜곡들은 그녀의 삶과 마지막 ‘영원한 처녀’로 남는 선택을 더 극적으로 보이도록 만드는 데에 필수적 역할을 하고 있으니까요.

대표적인 왜곡이 더들리였던 것 같습니다.(자세한 것은 앞의 학우님들이 설명해 주셨으니 생략하겠습니다. 아 이런.. 날로 먹네요 정말.. 죄송.. ㅠㅠ) 실제로 그는 엘리자베스의 충실한 신하였고, 그와 엘리자베스가 로맨틱한 관계에 있었는지는 야사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또 더들리의 배신은 야사에도 없다는군요. 그런데 왜 감독은 굳이 두 사람의 로맨스와 야사에도 없는 더들리의 배신을 집어넣었을까요? 남자로부터 사랑받고 싶어하는 한 평범한 여자에서, 냉정하고 강한 여왕으로 변하는 과정을 더 설득력 있게 그리고 싶어서였을 겁니다.

영화는 잉글랜드가 처한 국제정치적으로 암울한 상황과 궁중 내의 암투를 자세하게 보여줍니다. 사실 이것만으로 그녀가 왜 ‘영원한 처녀’로 남는 선택을 하였는 지는 충분히 설명됩니다. (앞서 *** 학우님께서 설명하신 것 처럼요.) 하지만 감독은 여기에 허구적인 이유 하나를 추가합니다. 남자에 대한 환멸(ㅡㅡ;)이랄까요?

저는 이 영화에서 엘리자베스가 여왕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 스크린이 두 번 white out 되는 장면이 정말 인상깊었습니다. 보통 무언가가 떠오르지 않을 때 ‘머릿속이 하얗다’라고들 표현하지요. 여기서 하얗다는 것은 지워졌다는 뜻입니다. 엘리자베스가 여왕이 되면서 그 이전의 삶은 말 그대로 하얗게 지워졌습니다. 그녀는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불행했지요. 그리고 결국 여왕으로서의 삶을 아주 ‘제대로’ 받아들이기로 결심합니다. 평생 독신으로 사는 걸로.

 

 

역사

앞서 다른 학우님들이 ‘처녀 여왕’이 된다는 것이 어떤 정치적 의미가 있는지 설명해 주셨는데요. 저는 또 다른 작은 의미 하나를 추가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건 그냥 저의 생각에 불과한지라 논리적 비약이 있더라도 좋게 봐주시길 바랍니다. ^^;

저는 영화를 보면서 정치가 가지고 있는 연극적인 속성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국민들에게 환상을 심어줄 수 있는 자가 진정한 권력을 얻게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 선 가톨릭 얘기를 해야할 것 같은데요. 가톨릭 신앙이 사회적으로 내면화 되어 있는 지역(예를 들면 남미 정도?)에서 성모 마리아가 가지는 위치는 정말 각별하다고 합니다. 사실 성경에서 유일하게 신격화된 인물은 예수인데, 이 동네 사람들은 뭔 일이 터지면 예수님을 찾는 게 아니라 성모 마리아님을 찾는다는 것이죠. 아마 마리아가 여성이라는 점. 즉 기댈 수 있는 어머니의 이미지를 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인 것 같습니다.

신교가 득세하기 전 수백년 간 가톨릭 신앙 속에 살아온 잉글랜드 인들도 지금의 남미 사람들과 마찬가지였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나라가 처한 상황이 풍전 등화에 있다면 더더욱 그렇겠죠.

여 기서 엘리자베스는 정말 영리한 선택을 합니다. 성공회를 국교로 만들어 성모 마리아를 제거한 대신 자신이 그 자리에 오르는 것이죠. 새로운 동정녀 마리아가 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엘리자베스는 자신을 신격화 하는 데 성공합니다.

영화의 제일 마지막에 엘리자베스가 얼굴을 하얗게 화장하고 공식 석상에 나서는 장면은 그녀의 의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분장하고 쇼를 하는 거죠. ‘자 나를 봐라 내가 성모 마리아다. 날 믿고 따르라. 그러면 천국이 기다릴 거야.’

예 나 지금이나 정치가들은 거짓말을 합니다. 환상을 심어줍니다. 그리고 가장 적절한 환상을 제시한 자가 권력을 쥡니다. 자세힌 모르지만 엘리자베스는 그렇게 쥔 권력을 잘 썼던 것 같아요. 그녀를 시작으로 잉글랜드는 대영제국의 길을 걸었으니까요. 그런데 역시 환상으로 권력을 손에 쥔 우리 대통령 각하는 어떨까요?

 

 

에릭 칸토나

영화가 시작되면서 배우 이름이 올라올 때 익숙한 이름이 눈에 띠었습니다. 설마 설마 했습니다. 그런데 진짜 나오더군요. Eric Cantona. 맨유의 전설. 알아보신 분 있나요?

바로 이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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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사 기억 나시죠? ^^ ㅋㅋㅋ

대 배우들 앞에서 연기 전혀 안 어색하게 잘 하던데 말입니다. 다방면에 재능이 많은 분이네요..

아래는 현역 시절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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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설명드리자면.. 박지성이 뛰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성기를 열었다고 평가받는 선수입니다.

90년대 말까지 맨유에서 뛰었죠.

성깔 있는 선수로도 유명한데요.

관중석에서 자신을 욕하는 상대 팀 서포터에게 달려들어 날라차기를 한 사건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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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겠다….

여하튼… imdb에서 찾아보니 이게 벌써 세 번째 영화 출연이었네요…

에릭 칸토나는 프랑스인입니다. 그런데 프로 생활은 잉글랜드에서 했죠.

영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프랑스인 1위라는 말도 있습니다.

감독 캐스팅 센스 죽이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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