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이 그립다

 

여름이 지나간다. 올해는 제주에도, 포항에도, 부산에도 가지 못했다. 이 빌어먹을 취업. 평생 서핑만 하면서 살 수는 없을까? 그냥 한량으로 말이지.

 

처음 서핑의 세계에 발을 디뎠을 때가 생각난다. 예전에 함께 스노보드와 스케이트보드에 빠져 지내던 한 친구가 초여름에 막 제대한 나를 불렀다. 모든 옆으로 타는 것들의 지존인 서핑을 배우러 가자고 꼬였다. 나는 그 친구의 꼬임에 넘어가 부산의 송정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인류가 만들어 낸 최고의 스포츠를 알게 되었고 나는 서퍼가 되었다.

 

서핑을 즐기려면 자연과 하나가 되어야 한다. 바람을 느낄 수 있어야 하고, 파도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수평선에서 일렁이는 파도의 움직임을 바람을 느끼며 예측해 낸다. 바람과 파도와 친해질수록 파도가 자신을 허락하는 횟수는 늘어난다. 친해지는 것은 순전히 나의 몫이다. 파도가 한껏 내 몸을 밀고 나면 다시 헤엄쳐서 바다 한가운데로 돌아간다. 돌아가는 것 역시 순전히 나의 몫이다, 리프트 따윈 없다.

 

그래서 좋았다. 몸으로 시작해서 몸으로 끝나는 운동이라서. 장비라곤 판때기 하나와 얇은 수트 뿐이다. 여러 장비가 필요 없다. 그만큼 자연과 밀착되어 있다. 맑은 하늘에 서핑보드 하나에 내 몸을 의지한 채 일렁이는 수평선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물고기 한 마리가 튀어오른다. 지금도 있지 못하는 광경이다.

 

내년엔 꼭 가야지. 부산이든, 포항이든. 제주면 더 좋고.

 

 

아래는 서핑계의 마이클 조던인 켈리 슬레이터의 사진이다.

물론 난 저분 발바닥의 때만도 못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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